■ 제1품 도리천궁에서 신통을 나투다(1-3)   2019-06-14 (금) 09:31
도솔암   23



그 부처님 상법시대에 한 바라문의 딸이 있어서 숙세에 닦은 복이 매우 깊고 두터워

여러 사람으로부터 흠모와 존경을 받았으며, 행주좌와에 모든 하늘이 옹호하였더니라.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사도를 믿어서 항상 삼보를 가벼이 여겼으므로,

그 딸이 여러 가지로 방편을 베풀어 어머니께 권유하여 바른 생각을 내게 하였건만

그 어머니는 온전한 믿음을 내지 못하였고, 오래지 않아 목숨을 마쳐 혼신은

무간지옥에 떨어졌느니라.

그때 바라문녀는 어머니가 살았을 적에 인과를 믿지 않았으므로,

헤아리건대 업에 끄달려 필경 악도에 떨어졌으리라 짐작하고,

드디어 집을 팔아서 좋은 향과 꽃이며, 여러 공양구를 두루 구하여 먼저 부처님의 탑사에

가서 크게 공양을 올렸다.

그때에 그 절에 모셔진 각화정자여래의 위용이 아주 장엄스러운 것을 보고,

바라문녀는 더욱 공경하는 마음이 우러나 절을 하면서 혼자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는 대각이시라 온갖 지혜를 갖추셨으니, 만약 세상에 계셨더라면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 만약 부처님께 와서 여쭈어 보았다면 반드시

가신 곳을 알았을 것이다.>

하면서 바라문녀는 오래도록 흐느껴 울며 부처님을 우러러 사모하였다.

그때 홀연히 공중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우는 자여, 성녀여 ! 너무 슬퍼하지 말라 내가 이제 네 어머니의 간곳을 알려 주리라.」

바라문녀는 공중을 향하여 합장하고 여쭈었다.
「어떤 신덕이신 온데 저의 근심을 풀어 주시옵니까? 제가 어머니를 잃고 나서

밤낮으로 생각하고 생각하였으나 어머니가 태어나신 곳을 여쭈어 볼 데가 없었나이다.」

그때, 공중에서 또 소리가 났다
「나는 너의 지극한 절을 받은 과거의 각화정자재왕여래니라.

네가 어머니 생각하기를 보통 사람들보다 배나 더한 것을 보았으므로

각별히 와서 일러주노라」

이 소리를 듣고 바라문녀는 감격하여 몸을 일으켜 스스로 부딪쳐 팔과 다리를

성한 데 없이 다쳤더니, 좌우에서 부축하고 돌보아 한참 만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공중을 향하여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바라옵건대, 크옵신 사랑으로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 어머니가 태어나신

곳을 어서 말씀하여 주옵소서. 저는 이제 몸과 마음이 곧 죽을 것만 같나이다.」

이때 각화정자재왕여래께서 성녀에게 이르셨다.
「네가 공양 올리기를 마치거든 얼른 집으로 돌아가 단정히 앉아서 내 명호를 생각하여라.

그러면 곧 너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을 알게 되리라.」

바라문녀는 절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가 그리워 단정히 앉아

각화정자재왕여래를 염하면서 밤낮 하루를 지냈는데 갑자기 보니 자신이

한 바닷가에 와 있었다. 그 바닷물은 펄펄 끓어오르는데, 험악한 짐승이 들끓고 더구나

그 몸뚱이가 모두 쇠로 되었고 바다 위를 날아다니며 동서로 마구 달리고 있었다.

또 보니 남자와 여자 백천만 명이 그 바다 속에 빠져 버둥대는데 저 험악한 짐승들이

이들을 다투어 뜯어먹고 있었다. 또 보니 야차가 있는데 그 모양이 낱낱이 이상하였다.

혹은 손이 여럿이고 눈이 여럿이며 혹은 다리와 머리도 여럿이며 입에서는 어금니가 밖으로

튀어나와 날카로운 갈고리와 같았다. 이들이 저 죄인들을 몰아다가 험악한 짐승에게 가까이

대어 주기도 하고 또 스스로 거칠게 움켜잡아 발과 머리를 엮어 가는 그 꼴이 천만 가지라

차마 오래 볼 수 없었다. 그때 바라문녀는 염불하는 힘으로 자연히 두려움이 없었느니라.

여기에 무독이라는 한 귀왕이 있어서 머리를 숙여 오며 성녀를 맞이하면서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보살은 어떤 인연으로 이곳에 오셨습니까?」

바라문녀가 귀왕에게 물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무독이 대답하였다.
「이곳은 대철위산 서쪽의 첫 번째 바다입니다.」성녀가 물었다

「내가 들으니 철위산 속에는 지옥이 있다는데 그것은 사실입니까?」
무독이 대답하기를
「참으로 지옥이 있습니다.」

또 성녀가 물었다.
「내가 지금 어떻게 해서 지옥 있는 곳에 오게 되었습니까?」

무독이 대답했다.
「만약 부처님의 위신력이 아니면 바로 업력에 의한 겁니다. 이두가지가 아니면 결코

여기에 올 수 없습니다.」

성녀가 또 물었다.
「저 물은 웬일로 저렇게 용솟음쳐 끓어오르며 저 많은 죄인과 험악한 짐승들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무독이 대답했다.
「저들은 남염부제에서 악한 짓을 한 중생입니다. 갓 죽은 자가 사십구일이 지나도록

망자를 위하여 공덕을 지어주는 자가 아무도 없고 살았을 적에도 착한 일을 한 바가 없으면,

결국에 본래 지은 업을 따라 지옥에 가느라고 자연히 먼저 이 바다를 건너게 됩니다.
이 바다 동쪽으로 십만 유순을 지나 또 한 바다가 있는데 그곳의 고통은 이곳의

배가되고 그 바다 동쪽에 또 한 바다가 있는데 그곳의 고통은 또 그 배나 됩니다.
이 고통은 삼업이 악하였던 원인으로 해서 받는 것이므로 모두가 업해라 부르는데,

그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성녀가 또 물었다.
「지옥은 어디에 있습니까?」

무독이 대답했다.
「그 세 바다 안이 바로 큰 지옥입니다. 그 지옥의 수가 백천이지만 각각 차별이 있습니다.

큰 것으로는 열여덟이나 되고 그 다음 것이 오백이고, 또 그 다음 것이 천백이나 되는데,

지독한 고초가 한량없습니다. 」

성녀가 또 물었다.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 되니 ,알 수 없습니다. 그 혼신은 어디로 갔을까요?」

귀왕이 물었다.
「보살의 어머니는 생전에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성녀가 대답했다.
「우리 어머니는 소견이 삿되어 삼보를 헐뜯어 비방하였고 설혹 잠깐 믿다가도 이내

돌이켜 또 공경치 않았습니다. 돌아가신지 비록 며칠이 안 되나 태어나신 곳을 알 수

없습니다.」

귀왕이 물었다.
「보살의 어머니는 성씨가 어떻게 되십니까?」

성녀가 대답했다.
「우리 부모는 모두 바라문 종족인데 ,아버지 이름은 시라선견이고 어머니 이름은

열제리입니다. 」

무독이 합장하고서 보살에게 가르쳐 주었다.
「성자는 집으로 돌아가소서! 조금도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마소서. 열제리 죄녀가 천상에

태어난지 이제 사흘이 되었습니다. 효순한 자손이 어머니를 위하여 공양을 올리고 복을

닦아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사에 보시한 공덕으로 보살의 어머니만 지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그날 이 무간지옥에 있던 죄인들은 모두가 함께 천상에 태어나

낙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귀왕이 말을 마치고는 합장하고 물러갔다.

바라문녀는 꿈결같이 집으로 돌아와 ,이일을 깨닫고는 곧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상 앞에 나아가서 큰 서원을 세우기를 「바라옵나니 ,저는 미래 겁이 다하도록 죄고에

허덕이는 중생에게 널리 방편을 설하여 해탈케 하오리다.」고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또 말씀하셨다.
『그때의 무독이란자는 지금의 재수보살이고 바라문녀는 바로 지장보살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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