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아, 정신차려 살필지어다 / 만공스님   2021-12-11 (토) 11:36
도솔암   131



주인공아, 정신차려 살필지어다 / 만공스님


우리나라 불교계에서 
첫째 가는 선객이신 만공선사는 
또한 타고난 풍류객의 끼를 지닌 멋쟁이 스님이셨다.

1930년대 중반, 운현궁에 있던 의친왕(義親王) 이강(李剛)이 
만공스님께 귀의하면서 그 신돌(信)로 
스님께서 원하시면 무엇이든 한가지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만공스님은 주저없이 
운현궁에 내려오는 거문고를 달라고 하였다. 
이 거문고는 고려때 것으로 역대 왕조의 임금들 가운데서 
가장 풍류를 즐겼던 공민왕이 신령한 오동나무를 얻어 만든 
신품명기(神品名器), 조선왕조 대대로 전해내려오며 
대원군을 거쳐 의친왕에게 전해진 가보중의 가보. 
통근 의친왕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거문고를 밤중에 수채구멍을 통해 내보내 
선학원에 머물고 계신 만공스님께 전하게 했다. 

만공스님은 이 보물같은 거문고를 소림초당에 걸어두고 
명월이 만공산하면 초당앞 계곡에 놓인 갱진교에서 
현현법곡(泫泫法曲)을 타면서 노래를 불렀다. 

“흐르는 물소리는 
조사의 서래곡(西來曲; 달마선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요 
너울거리는 나뭇잎은 
가섭(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으뜸제자)의 춤이로세.
주인공아 정신차려 살필지어다”

만공스님은 당신 스스로에게는 물론 제자들에게 
늘 당부하셨다.

“주인공아, 정신차려 살필지어다. 
나를 낳아 기르신 부모의 은혜를 아느냐? 
모든 것을 보호하여주는 나라의 은혜를 아느냐? 
모든 씀씀이를 위해 가져다주는 시주의 은혜를 아느냐? 
정법을 가르쳐주는 스님의 은혜를 아느냐? 
서로 탁마하는 대중의 은혜를 아느냐? 
이 더러운 몸이 생각생각에 썩어가고 있음을 알고 있느냐? 
사람의 목숨이 호흡사이에 있음을 알고 있느냐? 

중생이 가이 없는지라 서원코 건져야할 것이며, 
번뇌가 다함이 없는지라 서원코 끊어야할 것이며, 
법문이 한량이 없는지라 서원코 배워야할 것이며, 
불도가 위 없는지라 서원코 이루어야 할 것이니라.”

풍류의 선객 만공 월면 선사가 아껴 지녔던 이 거문고는 
현재 수덕사 성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거문고의 뒤 판에는 만공스님이 지었다는 
'거문고 법문'이 씌어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감동케 한다. 

'한번 퉁기고 이르노니 이 무슨 곡조인고? 
이것은 체(體) 가운데 현현한 곡이로다. 

한번 퉁기고 이르노니 이 무슨 곡조인고? 
이것은 일구(一句) 가운데 현현한 곡이로다. 

한번 퉁기고 이르노니 이 무슨 곡조인고? 
이것은 현현한 가운데 현현한 곡이로다. 

한번 퉁기고 이르노니 이 무슨 곡조인고? 
이것은 돌 장승 마음 가운데 겁 밖의 노래로다. 아차!' 

출처: 윤청광, 큰스님 큰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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