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스님의 `훌륭한 도둑` 이야기   2019-11-12 (화) 10:14
도솔암   323



옛날에 유명한 도둑이 있었다.
평생 도둑질을 했지만 한 번도 잡혀 본 일이 없는 소문난 명도둑이었다.

하루는 그 아들이 도둑질의 비결을 가르쳐 달라고 해서

아버지는 그날 밤에 아들을 데리고 이웃마을 부잣집으로 담을 넘어 들어갔다. 

그리고 아들의 겉옷과 신발을 벗기고 장롱 속으로 들어가게 한 뒤,아들로 하여금 패물을 찾으라고 손짓을 했다. 이에 아들이 아버지의 신호에 따라 패물을 찾고 있을 때, 아버지는 장롱문을 닫고 열쇠를 잠그며,

 
"도둑이야!" 소리를 치고는 혼자 뛰어나가 버렸다.

 

잠자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일어나 나가 보았으나, 사람의 흔적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심조심 문을 단속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장롱 속에 갇힌 아들은 날이 밝으면 끌려나가 맞아 죽을 것을 생각하니,

기가 막히고 아버지가 원수처럼 미워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저 차차로 마음이 가라앉았다.
마음이 차분해지니 아버지 미운 생각은 어디로 가고,

날이 밝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잡힐 거라면, 사람들 앞에서 욕을 당하는 것보다는

어두운 밤에 당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롱 안에서 장을 두드리려고 하다가, 그때 문득 어떤 지혜가 번뜩였다.
두드려서 주인을 놀라게 할 것이 아니라.. 장롱문을 살살 긁어 보기로 한 것이다.
장롱문을 긁는 소리가 주인에게는 마치 쥐가 긁는 것으로 들리지 않겠는가 해서다.

아니나 다를까 주인은 장롱문을 살짝 열고 쥐를 내보내려고 했다.
이때 아들은 있는 힘을 다해 문을 박차고 화살처럼 뛰어나갔다.

 
그러나 흰 속옷만 입은 아들은 어두운 밤이지만 숨을 길이 없었다.

아들은 뛰면서 옷을 벗어 돌과 함께 동리 어귀에 있는 우물에 던져 버리고 숲속으로 숨었다.

이에 뒤쫓아 오던 사람들이 우물에 허연 것이 뜬 것을 보고 도둑이 투신했다고

생각하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아들은 집으로 돌아와 깊은 잠을 자고 있는 아버지를 거칠게 깨웠다.
그러자, 깨어난 아버지는 아들에게 지금 몇 시냐고 묻는 것이었다. 
아들은 어이가 없다면서 새벽 세 시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이에 아버지가 "옛날에 내가 할아버지를 따라서 갔다가 돌아왔을 때는 새벽 네 시나 되었는데,

너는 한 시간이나 일찍 돌아왔구나. 너는 나보다 갑절이나 더 훌륭한 도둑이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마치 '안수정등'을 연상시키는 이 이야기는 원효스님께서, 금강경의 심오한 뜻이라면서

가는 곳마다 아이들을 모아놓고 들려주면서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던 내용이라고 한다.

그렇다. 알고보면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이렇게 장롱 속에 갇힌 신세다.

다만 모르고, 잊고 지낼 뿐이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원효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부연해 강조하기를

결국, 자기 혼자서 이 장롱을 열고 나갈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고 한다.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해 있음을 자각하고, 거기에서 뛰쳐나오기 위해서

도둑의 아들이 차분한 마음으로 번뜩이는 지혜를 발휘했음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도 우리의 장롱을 탈출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부처님께서 설해 주신 길이 바로 그 지혜광명이며,

경전에서 보여주는 길이 바로 그 지혜광명이다.

절대로 그 빛을 놓치지 말고 죽을 각오로 용맹정진해야 한다.

그리하여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하면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는

대자유의 신천지가 펼쳐질 것이다.

<월호스님>


출처 : 다음까페 가장행복한공부, 불교는 행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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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값진 것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월호 스님 
어느 부모님이 자식에게 보낸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