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현 시국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하고, 교구본사주지협의회의의 입장을 정리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계종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정념스님)는 18일 오후 제24교구본사 선운사에서 제48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다만 성명서 발표시기와 구체적인 내용 등은 종단과 불교계 전반의 입장을 두루 살펴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이날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은 48차 회의를 마친 직후 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놓고 1시간 여 동안 열띤 토론을 펼쳤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 자리에서 다수 스님들은 현 시국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내며 종교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충분히 통감하지만 “종단과 불교계 등의 상황을 지켜보고 보다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한다”며 회의 직후 성명서를 채택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는 것은 보류하고 조만간 시기를 조율해 내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정념스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100만 촛불집회 이후 이번 사안이 더욱 확산되면서 국민적인 열망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불교계도 사회 정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부분 스님들도 이에 공감하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종단이나 불교계 전반적인 의견이나 상황을 좀 더 살펴보고 함께 가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나와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내용이나 발표 시기 등 전반적인 사안을 조율하는 것은 회장단이 맡아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차기 회장에 제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 호성스님을 추대했다. 수석 부회장과 차석 부회장에는 제22교구본사 대흥사 주지 월우스님과 제5교구본사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을 각각 선출했다. 총무간사에는 제21교구본사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 재무간사에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을 선출했다.
또 아프리카 탄자니아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 건립기금으로 1000만원을 후원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 18개 교구본사 주지 스님이 참석했으며, 제49차 교구본사주지협회의는 오는 2017년 1월19일 오후2시 제6교구본사 마곡사에서 개최된다.
홍다영 기자 진재훈 전북지사장 hong12@ibulgyo.com